“우리 회사를 불매하고 싶어요!”
님은 물건을 살 때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나요? 가격, 품질, 브랜드 이미지, 광고 모델 등 사람마다 제각각 우선순위가 다를 텐데요. 최근에는 자신만이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소비하는 ‘가치 소비'가 늘어나고 있어요.
가치는 소비할 이유인 동시에 소비하지 않을 이유가 되기도 하죠. 최근 몇 년 동안 여러 기업이 여러 차례 뉴스에 등장했고, 그중에는 많은 이들이 분노하게 만든 사건도 있었어요. 그럴 땐 돈쭐 대신 불매로 혼쭐을 내주겠다는 움직임이 커지고요.
그럼 일은 어떨까요?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가 알고 보니 ‘나쁜’ 회사라는 걸 알게 됐을 때, 소비를 멈추듯 사직서를 던지고 뛰쳐나올 수 있을까요. 당장 퇴사하지 못하는 나는 나쁜 사람일까요. 오늘의 뉴스레터는 이런 딜레마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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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합니다. 지난해 헤이조이스가 주목했던 키워드 중 하나인데요.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면서 기업과 투자자들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보다 높은 사회적 책임을 요구받고 있어요. 너도나도 ESG 관련 부서를 신설하고 ESG 경영에 뛰어들었지만, ESG가 꼭 ‘좋은 기업'을 담보하지는 않아요. 대대적인 사회공헌사업에 앞장선 대기업에서 노동자가 다치거나 죽고, 친환경을 표방하는 기업에서 ‘갑질’ 논란이 벌어지기도 해요. 나에겐 착한 기업이 누군가에겐 나쁜 기업일 수 있다는 거죠. 시사인에서는 ‘ESG 우등생'으로 불리는 네이버가 가진 모순을 사례로 들며 “ESG는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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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나쁜 기업은 영원히 나쁠까🧐
개선의 여지는 얼마든지
나쁜 기업에는 악독하고 못된 사람들만 있냐고요? 오히려 평범한 사람들이 대다수일 거예요. 비윤리적 친조직 행동(Unethical Pro-Organizational Behavior, UPB)이라는 말이 있는데요. 회계 부정, 갑질, 물량 밀어내기, 비자금 조성 등 기업 이익을 위한 비윤리적인 행위들을 가리켜요. UPB에는 개인의 이기적인 마음보다는 조직에 기여하겠다는 동기가 크게 작용해요.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연비 조작 사건이 대표적인 예인데, 회사를 성공시켜야겠다는 마음이 윤리를 잊게 만드는 거죠. 모두 개인 탓이라는 게 아니에요. 기업이 UPB가 발생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야만 하죠. 단기 성과, 재무제표를 강조하기 보다는 장기 성과, 대의명분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인사 평가에 윤리성을 반영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해요. 독일 전자업체 지멘스는 2006년 여러 나라의 공무원과 고객들을 대상으로 약 5,653억 원의 뇌물을 뿌렸다가 적발됐는데요. 그 여파로 벌금, 소송비용, 추징세 등을 합쳐 약 2조 원을 부담하게 됐어요. 신뢰도 추락으로 각종 계약이 연기 또는 파기됐고요. 하지만 지멘스는 이후 최고 경영진 사퇴, 임원 500여 명 징계, 내부고발 시스템 ‘Tell Us’ 운영 등을 통해 체질 개선을 이뤄냈고 위기에서 벗어나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모범 사례'로 거듭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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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로서 존재할 수 있도록
소비자로서 가치 실현과 별개로, 일할 때의 우리는 현실적인 제약을 무시할 수 없어요. 기업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지표를 갖는 것처럼, 우리에게도 지속가능한 일을 위한 기준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앤서니 클로츠 경영대학원 부교수는 BBC에서 “모든 근로자가 당장 퇴사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일과 사생활의 경계를 재정립해 삶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어요. 헤이조이스가 지난주 뉴스레터에서 다뤘던, ‘조용한 퇴사' 또한 그 방법이 될 수 있을 거라면서요. 하지만 삶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과 나를 완전히 단절시키긴 어렵죠. 그래서 떠오른 트렌드가 ‘워라블(Work-Life blending)’이에요. 일과 삶이 조화롭게 섞여 들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는 거죠. 워라블을 기준으로 훗날의 이직이나 직무 변경을 생각해볼 수도 있을 거예요. 님이 딜레마 속에서 나를 지키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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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는 소셜 미디어가 이용자에게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이 선정주의, 양극화 등 사회문제를 불러오고 있다고 지적해요. 단기적 수익과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맞바꾸고 있다는 거죠. 그렇다고 소셜 미디어를 중단하기엔 이미 우리 사회의 많은 커뮤니케이션이 소셜 미디어 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에요. 소셜 미디어가 가진 순기능도 무시할 순 없고요. 지금은 할 것이냐 말 것이냐가 아닌,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인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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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직장인 A씨 -우리는 왜 일터를 떠나지 못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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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인 노무사의 책 《직장인 A씨》는 힘든 직장인들을 위로하는 흔한 에세이는 아니에요. 대신 ‘일터를 떠나지 못하고 있는’ 직장인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건네죠. 노무사가 목격한 실제 사례들을 제시하고 이 정도는 견뎌야 한다고, 당연한 거라고 스스로를 속이고 있지는 않은지 물어요. 일에 과몰입하다 보면 쉽게 잊을 수 있는 나를 돌아보게 돼요. 삶의 우선순위를 재정립해보고 싶을 때 참고하면 좋은 책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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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배울 롤모델이 없어 모든 문제를 혼자 끌어안았던 경험이 있나요? 친구, 선배, 지인… 아는 인맥을 총동원해 물어 물어도 해결할 수 없었던 고민들, 어쩌면 헤이조이스에 해답이 있을지도 몰라요. 일하는 여성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고민하는 헤이조이스가 ‘조이스챗’을 출시했거든요. 조이스챗은 각자의 자리에서 빛나고 있는 현업 멘토들과 일대일로 대화하면서 경험과 인사이트를 나눌 수 있는 1:1 온라인 티타임 서비스예요. VC 투자 유치와 정부지원사업을 모두 경험한 창업가부터 데이터 분석가, 외국계 채용 전문가, 삼성전자 반도체 엔지니어에서 스타트업 창립 멤버가 된 관리자까지! 조이스챗에서 인생 멘토를 찾아보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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